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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란 무엇인가?

너, 내 동료 투자자가 돼라

by 경제학자 2024. 8. 2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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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 기준을 세우기 위한 출발점

 
어떻게 하면 주식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지 이전 글(2024.08.19 - [너, 내 동료 투자자가 돼라] -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에서 얘기했었다.

 


독립적인 기준을 세우고, 기준에 비해 쌀 때 사서 기준보다 더 비싸졌을 때 팔면 된다.


하지만 아직 기준을 세우는 방법을 얘기하지 않았다.
기준을 세우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막연한 격언만 늘어놓는 건 좋은 주식 투자 설명서가 아니다.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 주식을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의 의미 : 잔여청구권자


주식을 사면 기업 자본중 매수한 지분만큼의 비율을 소유하게 된다.
소유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기업 활동의 성과에 대해 책임진다는 것이다.

트루먼 대통령의 책상 위에 있었던 문구 : "모든 책임은내가 진다"는 뜻


기업 활동의 성과에 책임진다는 의미는 최근 이오플로우 유상증자 업데이트 글(2024.08.21 - [투자 기업 현황(팩트체크)/이오플로우] - 김재진 대표이사는 책임경영을 하고 있는가?)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잔여청구권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잔여청구권자는 회사와 관련된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받아가야 할 몫 - 노동자의 임금, 자산의 임대료, 대부자의 이자, 정부의 세금 - 을 나눠주고 마지막에 남은 몫을 가져가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주주는 내 몫을 가져가기 전에 다른 사람의 몫이 정당한지,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즉, 주주는 잔여청구권자이기 때문에 경영진의 진정성을 판단하고, 회사의 상황을 모니터링할 권리를 갖는다.

확인한 결과 다른 사람들이 받아가야 할 몫을 제외하고도 충분한, 가장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해내서 투자하고, 처음 생각했던 방향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지 근거를 확인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이 투자자의 본분이다.

이러한 본분을 잘 지킨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투자가 가장 큰돈을 벌 수 있는 투자 수단이 된다.
 

왜 주식투자는 좋은 투자 수단인가?


주식 투자자가 스스로를 잔여청구권자라는 불리한 위치에 놓는 대신 얻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선택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 원재료 등 생산요소를 사용해서 배치하고 얼마나 보수를 줄지 결정하는 것은 기업이다.
기업은 생산요소에 지불하는 보수와 그 요소가 창출하는 가치를 비교하여 가장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생산요소를 사용하고, 성과에 맞게 보수를 지급한다.
 
투자자는 가장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한다.

 
결국 선택권을 갖고 있는 투자자가 생산요소에 지불해야 하는 몫을 다 제하고도 가장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합리적인 근거 하에 선택한다면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몫을 누리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채용 과정에서 룰을 정하는 것은 기업이며,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노동자의 소득 증가율은 기업의 자본 이익률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투자자는 자본 이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에 투자하여 가장 높은 소득의 증가율을 누린다.
 
이것이 투자자가 스스로를 불리한 입장에 놓는 이유이다.

이런 과정을 조금 단순화해서 보면, '투자자의 몫'인 이익은 수익에서 비용(C : Cost)을 뺀 값이다.
그리고 수익은 판매하는 제품의 가격(P : Price)에 판매량(Q : Quantity)을 곱해서 구할 수 있다.
이를 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이익 = P(가격) * Q(판매량) - C(비용)

 
투자자는 많은 기업 중에서 스스로 만드는 제품의 가격을 결정할 능력을 보유하고, 가격을 높여도 시장 점유율을 잃지 않으며, 생산요소에 지불하는 비용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자신의 몫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기업을 구분해낼 수 있는지 기준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하겠다.) 


주주들은 항상 모든 회사의 선택에 관여할 수 없기 때문에 대표이사라는 대리인이 주주를 대표하여 이익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하도록 주주로서의 권리를 위임한 것이다.

정상적인 대표이사라면 회사가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도록 경쟁사의 진입을 막는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며,
비용은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회사에 투자하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희소하며 시장에서 그만큼 높은 가치를 인정받게 되며, 그 가격 상승률은 평균적인 재화의 가격 상승률인 인플레이션율을 상회하게 된다.
거기에 판매량이 증가한다면 수익의 증가율은 반드시 인플레이션율보다 높아진다.
그리고 이 회사는 효율적인 노동자를 고용하여 비용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증가율을 인플레이션율보다 낮은 속도로 제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된다.
 

비용 증가율(임금 상승률) < 인플레이션율 < 제품 가격 증가율 < 수익 증가율 < 이익 증가율

 
이런 일이 오랫동안 일어난다면 투자자의 이익은 인플레이션율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소득을 계속 다른사람에 비해 빠르게 늘려갈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노동소득자는 사회내에서 지속적으로 경제적 지위가 하락하는 것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모두가 인플레이션율, 그 이상으로 달려나가는데 나만 걷고 있다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
 
가상적인 숫자를 예로 들어 좋은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을 확인해보자.
 
올해 백만원짜리 명품백을 100개 판매한 H사가 생산비로 5천만원을 썼다면, 이윤은 5천만원이다.

에르메스사의 버킨백

 
2024년 이익 = P(100만원) * Q(100개) - C(5천만원) = 5천만원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10% 발생했는데, 이에 대응하여 H사는 명품 가격을 120만원으로 20% 인상했다.
그러고도 H사 명품백의 매니아들은 너무 충성스럽고, 오히려 가격 상승이 허영심을 충족시켜 판매량이 105개로 증가했다.
그리고 생산비는 효과적으로 통제되어 인플레이션율보다 낮은 5%만 증가하였다.
 
2025년 이익 = P(120만원) * Q(105개) - C(5,250만원) = 7,350만원
 
이며, 이는 24년 대비 무려 47% 증가한 수치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해가 갈수록 투자자는 47% 늘어나는 투자소득을 활용하여 더 여유롭게 20% 가격이 올라간 명품백을 구매할 수 있지만, 노동자는 5%밖에 늘지 않은 소득으로 명품백을 사기 더 어려워진다.
 
이렇게 고객과 생산요소에 대해 협상력을 보유한 기업을 찾아서 투자하는 투자자는 임금상승률이나 경제의 평균적인 인플레이션율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수익율을 자신의 몫으로 챙겨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는 스스로를 불리한 위치에 두면서 선택권을 가져가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권을 충분히 활용하여 P, Q, C를 유리하게 정할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사업이 처음 투자를 결정했을 때 생각한 방향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투자자의 본분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런 기업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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